정부가 올겨울 전국에 내릴 예정이던 ‘첫눈’의 강설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국립대기낙하물안전연구원이 지난 14일 실시한 ‘예비 눈송이 충돌 안전성 평가’에서 올해 제조된 눈송이들이 규격 미달로 D등급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낭만이 결여된 속도로 떨어지는 눈은 단순한 고체 강수에 불과하다”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공에서 결빙된 눈송이들은 수분 함량이 지나치게 낮아 결정의 모서리가 예리하게 날이 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태로 지상에 낙하할 경우, 길을 걷던 시민들의 코끝에 닿아 미세한 간지러움을 유발하거나 안경 렌즈에 부딪혀 시야를 방해할 확률이 무려 87%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첫눈의 평균 낙하 속도는 초속 1.2미터로, 정부 권장 ‘감성 낙하 속도’인 초속 0.8미터를 크게 초과하여 보행자의 겨울철 감수성을 자극하기엔 너무 성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기물리학 분야의 한 전문가는 “낭만이 결여된 속도로 떨어지는 눈은 단순한 고체 강수에 불과하다”라며 “시민들이 첫눈을 맞으며 아련한 추억에 잠기기도 전에 바닥에 닿아 녹아버리는 불상사를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상당국은 구름 상층부의 결빙 입자들을 대상으로 ‘모서리 둥글게 깎기’ 작업 및 공기 저항력을 높이는 미세 기포 주입 공정을 긴급 도입하기로 했다. 대다수 시민은 안전조치를 환영하면서도, 올겨울 크리스마스 전에는 안전 규격을 통과한 ‘부드러운 첫눈’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